"AI가 특허 명세서, 의견서 다 써준다는데, 변리사는 이제 쓸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이 질문, 저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변리사 직업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관 업무인 특허 등록이나 침해 판단에 대해 책임지고 일할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다만, 어떤 변리사가 고객에게 꼭 필요한지는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봅니다.
오늘은 AI로 특허 업무를 자동화하는 현직 변리사로서 제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안녕하세요, AI 읽어주는 변리사입니다.
저는 매일 특허 실무를 하면서 동시에 AI 툴들을 만들고 직접 써보고 있는데요.
제가 만든 AI 툴들의 수준이 초안을 만들어 낼 정도로 올라왔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오늘 영상에서는 세 가지를 말씀드릴 거예요.
첫째, AI 시대에 진짜 능력 있는 변리사는 어떤 사람인가.
둘째, 만약 제가 면접관이라면 어떤 점을 기준으로 신입 변리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
셋째, 이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실제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PART 1. AI 시대, 능력 있는 변리사의 조건
AI가 거절이유통지서를 분석하고 의견서·보정서 초안을 만들어주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렇다면 변리사의 역할은 뭐가 될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검토하고, 거기서 고도화된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사람."
그렇다면 그 검토, 구체적으로 뭘 봐야 할까요?
제가 실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준들을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 보정된 청구항이 누구의 제품에 대응되는가
AI가 청구항을 보정했을 때, 가장 먼저 이 질문을 해야 합니다.
"이 청구항, 지금 우리 고객사 제품에 대응되는가? 아니면 경쟁사 제품에 대응되는가?"
특허는 결국 고객사 제품을 보호하거나 경쟁사를 막기 위해 존재합니다.
보정 이후 청구항이 그 어느 쪽과도 멀어져 버린다면, 등록이 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아무 가치 없는 특허가 됩니다.
현재 AI는 이 맥락을 모릅니다. 검토하는 변리사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보정이 과하지는 않은가
거절을 극복하기 위해 청구항을 좁히다 보면, 어느 순간 고객사 제품과도 경쟁사 제품과도 전혀 상관없는 청구항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AI는 거절 이유를 회피하는 방향으로 보정을 제안하는 데는 능숙합니다.
그런데 얼마나 좁혀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꼭 이 질문을 해보세요.
"이 보정, 정말 필요한가? 이 보정 없이도 등록될 수 있는 여지는 없는가?"
과잉 보정은 등록 이후 특허의 활용 가치를 크게 떨어뜨립니다.
심사관이 요구하지도 않은 한정을 AI가 알아서 추가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걸 그냥 통과시키는 건 변리사의 실수입니다.
세 번째. 심사관의 거절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했는가
AI가 거절이유를 분석할 때, 표면적인 논리는 잘 잡아냅니다.
그런데 심사관이 진짜 거절한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심사관이 청구항의 A 구성요소에 대해 진보성 이유로 거절했다고 해도 실제로는
A 구성요소의 기술적 의미가 불명확하여 인용발명과의 구체적인 대비 없이 진보성 거절이유를 지적했을 수 있습니다.
AI가 A가 아닌 다른 구성 B를 추 한정하는 방향으로 보정을 제안했다면, 이건 심사관 의도를 잘못 읽은 겁니다.
A를 더 명확하게 보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AI가 제안한 보정 방향이, 심사관이 진짜 문제 삼는 지점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는가?"
이걸 판단하는 건 수백 건의 심사 경험에서 나오는 감각이고,
이 점이 AI 시대에 차별화 된 변리사의 능력입니다.
PART 2. 내가 면접관이라면
만약 제가 인하우스에서 특허법인을 선정하는 위치라면,
아니면 신입 변리사를 뽑는 위치라면
저는 이렇게 할 겁니다.
AI가 작성한 의견서 초안을 하나 주고 이렇게 물어볼 거예요.
"이 문서에서 어떤 부분을, 왜, 어떻게 수정하겠습니까?"
이 질문 하나로 많은 걸 볼 수 있어요.
단순히 AI 결과물을 그대로 수용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그 결과물을 자신의 경험과 판단으로 재해석하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앞으로 변리사 실력의 차이는 여기서 납니다.
AI를 사용하는 능력이 아니라, AI 결과물을 비판하고, 분석 결과로부터 인사이트를 추출해서 고도화하는 능력.
즉, 팔란티어가 국방부에게 목표물이 있는 후보지를 몇개 던지면, 최종 의사 결정은 능력 있는 사람이 후보지를 하나 선택하여 목표물 제거에 돌입하게 됩니다.
팔란티어의 피터 틸이 제로투 원에서 말한 AI의 역할은 1차적인 분석 결과를 내놓고, 인간이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입니다.
따라서, 능력 있는 변리사라면 AI가 분석한 결과에 대해 검토하고, 경험에 기반하여 고도화된 최종 의사 결정을 내려서 고객에게 제안해야 합니다.
PART 3. 이 변화,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게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해외의 대형 기업들 인하우스에서 AI를 활용해 거절이유 코멘트를 분석하고, 명세서를 작성하거나 번역하는 작업을 1차로 완료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로펌 변리사들에게 보내서 검토와 보완을 요청하고 있어요.
진짜일까요?
실제 사례를 보면, 2025년 네덜란드의 Philips는 공개 웨비나에서 OA가 오면 AI가 먼저 분석을 하고, 변호사가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Siemens 같은 글로벌 제조사도 특허 초안 작성과 OA 대응에 AI를 도입했고요.
클라이언트가 AI를 먼저 쓰고, 변리사는 그 다음 단계를 담당하는 구조.
이미 지금,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법률 분야에서는 이 변화가 이미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Crosby(crosby.ai)는 스스로를 'AI 우선 법률 회사'라고 부릅니다. NDA, 계약서 등 법률 문서를 고객으로부터 접수하면, AI가 먼저 우선순위를 분류하고 수정 사항과 예외 조항을 자동으로 플래그 처리합니다.
그리고 변호사가 그 결과물을 받아 최종 검토하고 고객에게 결과를 전달합니다.
기존에 몇 시간 걸리던 계약서 검토가 30분으로 단축됩니다.
이 비즈니스 모델로 2025년 2,000만 달러 시리즈A 투자 유치
및 2026년에는 6000만 달러, 한화 약 890억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 결론
AI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변리사의 역량은 결국 한 가지입니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 위에 내 경험과 판단을 얹을 수 있는가.
청구항을 어떻게 보정할지, 명세서에서 어느 부분을 강화할지, 거절 이후 대응에서 어떤 논리로 특허를 살려낼지.
그 판단들이 쌓여서, 결국 진짜 가치 있는 특허를 만들 수 있는 변리사가 되는 겁니다.
AI가 변리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제대로 다루는 변리사가 그렇지 못한 변리사를 대체하는 시대.
저는 그 변화 한가운데서 계속 실무를 하면서, 이 채널에서 제가 배우고 경험하는 걸 나눠드릴 거예요.
여러분은 이 변화를 어떻게 보시나요?
감사합니다. AI 읽어주는 변리사였습니다.
Source:
필립스 사례 - https://www.deepip.ai/blog/ai-in-house-ip-workflows-philips
지멘스 사례 - https://techcrunch.com/2025/04/09/microsoft-backs-solve-intelligence-in-12m-series-a-funding/
Crosby 홈페이지 - http://crosby.ai/